초록의 시간

(2016)

다시 실상사를 찾았을 때, 처음 촬영했던 식물들이 잘 있나 궁금했고 찾아가 보았다.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식물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남아있는 것들도 까맣게 타서 죽어 있었다. 자연과 작업하는 일은 언제고 찾아가면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우리의 시간과 다른 식물의 시간 속에서 그들은 빠르게 변하고 또 사라진다.

 

실상사에서 작업하는 동안은 평소보다 식물과 오랜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곳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시간’이었는데 인터넷, 스마트폰, TV에서 벗어난 시간은 처음엔 매우 길고 더디게 느껴졌다. 마치 우주의 어떤 곳에 와서 다른 시간을 가진 것처럼.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긴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되었고 더 차분히 식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작업 과정은 한 식물을 정하고 약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의 촬영 시간을 가진다. 나름의 기준으로 식물을 고르고 첫 번째 촬영 후 20분의 간격으로 총 5번의 노출을 한다. 다음 촬영을 기다리며 식물을 관찰하기도 하고 시간을 공유해보기도 했다. 실상사에서만이 잠시 식물의 시간을 빌릴 수 있었다.

This work was conducted at a temple in Jiri Mountain. When I found the temple again, I wondered about the plants I had photographed first and went straight to it. Of course, most of the plants I thought were missing, and the remaining ones were black and dead. I think I can take a picture of nature work at any time, but it is not. In our time and other plant times, they change quickly and disappear.

While working in the temple, I took more time with the plants than usual. One of the most different things I experienced here was 'time', but at first it seemed to be very long and slow at the day off the internet, smart phones and TV. It 's like having some time in the universe and having another time. However, the longer day became more mine, and I could gaze slowly at the plants.

The work process defines a plant and takes approximately one and a half hours to two hours of shooting time. Select the plants on your own and take a total of five times multiple exposures every 20 minutes after the first shot. I watched the plants and shared short moments, waiting for the next shot. As the wind blows, as the sun changes, the plant time can be borrowed as soon as it changes.